
당뇨병 환자 특성에 따른 단백질 섭취 관리
당뇨병 환자를 상담하다 보면, “혈당관리를 위해 고기를 줄여야 하나요?”, “살이 빠지는데, 단백질을 더 먹어도 되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둘 다 흔한 질문이지만, 이 각각의 질문에 대해 모든 환자에게 같은 답을 줄 수는 없습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당뇨병협회와 대한당뇨병학회 진료 지침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이상적인 공통 비율은 없으며, 단백질 섭취 역시 환자의 연령, 체중 변화, 기능 상태, 신장 기능, 치료 목표에 따라 개별화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임상진료지침 내 의학영양요법에서는 “단백질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없으며,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에 과다 섭취나 엄격한 제한은 피한다.”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당뇨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단백질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근거는 없고, 반대로 유행하는 저탄수화물 식사라는 이유로 고단백 식이를 장기적으로 권할 근거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면, “이 환자는 어떤 특성을 가진 환자인지?,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조정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고 정리를 해야 합니다. 본 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단백질 식사 관리가 필요한 이유와 당뇨병 환자의 일부 특성에 따른 단백질 식사 교육 내용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당뇨병 환자 개인별 단백질 식사 관리가 필요한 이유
첫 번째는 최근 지침이 더 이상 당뇨병 환자에게 획일적인 거대영양소 비율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당뇨병협회와 대한당뇨병학회의 임상진료지침1-2)에서는 당뇨병 환자에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이상적인 비율”은 따로 없으며, 거대영양소 분포는 현재의 식습관, 대사목표, 선호도, 동반질환에 맞추어 개별화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이는 당뇨병 환자 대상의 영양 상담이나 교육에서 단백질에 대한 내용도 중요한 주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단백질 상담의 목적은 모든 환자에게 고단백 식이를 권하는 것도 아니고, 당뇨병이라는 이유만으로 단백질을 일률적으로 줄이는 것도 아닙니다. 어느 환자에게 부족이 문제인지, 어느 환자에게 과잉이 문제인지를 구분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단백질 문제를 포함한 전체 식사의 질이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DQI-I (Diet Quality Index-International) 와 Healthy Diet Indicator (HDI)로 평가한 식사의 질 지수는 HbA1c, 공복혈당, 식후 2시간 혈당과 유의한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브라질의 한 연구에서는 건강 식사 지수를 Healthy Eating Index-2010로 평가한 결과, 65점 미만인 군에서 혈당조절이 불량할 오즈가 약 3배 높았습니다.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인 NHANES 2011–2016 자료를 활용한 연구에서도 당뇨병 성인의 68.3%가 식사의 질이 낮은 군으로 분류되었고, 식사의 질이 낮은 경우와 식품불안정이 높을수록 HbA1c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결국 당뇨병 식사교육은 단순히 탄수화물 양을 줄이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식사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이때 식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단백질 섭취에 대한 것입니다.
셋째 이유는, 당뇨병 환자에서 근육량과 기능 보존이 혈당관리의 부수적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미국당뇨병협회는 고령의 당뇨병 환자에서 기능장애, 가속화된 근육 소실, 이동장애, 노쇠(frailty)가 더 흔하다고 정리하며, 영양 상태와 기능 상태를 정기적으로 평가할 것을 권고합니다. 일본에서 수행된 KAMOGAWA-DM 코호트에서는 고령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단백질 부족 자체보다 총에너지 부족이 근감소증과 더 직접적으로 연관되었고, 같은 코호트의 전향적 연구에서도 에너지 섭취 부족이 이후 근육량 감소와 관련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반면 최근 일본의 다른 연구에서는 실제 단백질 섭취량이 skeletal muscle index의 독립 결정인자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연구를 함께 보면, 당뇨병 환자에서 단백질 상담은 단순히 “단백질 몇 g”를 계산하는 일이 아니라, 총 섭취량이 충분한지, 체중감소나 근육량 감소가 동반되는지, 식사량 감소와 기능저하가 동반되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6-9).
넷째 이유는, 당뇨병 환자에서 신장질환이 흔하고, 이 경우 단백질의 “과소”와 “과잉”을 동시에 경계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에서는 신장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서 단백질의 과다 섭취와 0.8 g/kg/day 미만의 과도한 제한을 모두 피하라고 권고합니다. KDIGO 2024의 지침에서도 비투석 CKD G3–G5 성인에서 0.8 g/kg/day를 제안하고, CKD 진행 위험이 있는 환자에서는 1.3 g/kg/day를 넘는 고단백 섭취를 피하라고 권고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에서 단백질 교육은 “당뇨이니 줄인다”는 단순한 결론이 아니라, 신기능과 알부민뇨, 연령, 체중감소, frailty를 함께 고려해 적정 수준을 찾아야 하는 주제입니다.
당뇨병 환자 특성별 단백질 관리 내용
1) 합병증 없는 성인 당뇨병 환자
합병증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과체중이나 비만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단백질 교육은 “증가”, “제한”이 아니라 “정상화”여야 합니다. 이 군에서 흔한 문제는 단백질 부족보다 탄수화물 제한을 빌미로 한 육류 위주의 식사, 가공육과 야식, 단백질 보충제의 과용, 그리고 전반적인 식사의 질 저하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 환자에게는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곧 고기를 많이 먹으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선, 달걀, 두부, 콩류, 유제품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로 단백질을 분산시키고, 동시에 채소와 식이섬유를 유지하도록 안내하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이 군에서의 단백질 상담은 부족을 채우는 교육이라기보다, 식사의 질에 균형을 맞추는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2) 65세 이상으로 식사량이 줄고 근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
65세 이상 고령 환자, 특히 최근 체중감소가 있고 식욕이 저하되었거나 보행속도, 근력, 일상기능이 떨어지는 환자에서는 단백질 교육의 포인트가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이 군에서 목표는 체중감량이 아니라 근육 보존과 기능 유지입니다. 미국당뇨병협회는 고령 당뇨병 환자에게 적어도 0.8 g/kg/day의 단백질 섭취를 권고하고, 제지방량 회복이나 frailty나 sarcopenia 위험이 있을 경우 더 높은 목표를 개별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합니다6). 따라서 밥, 빵, 떡, 감자나 고구마, 과일과 같은 탄수화물 위주의 단순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고령 환자에게는 “얼마나 먹느냐”뿐 아니라 “지금 이미 너무 못 먹고 있지는 않은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이 군에서는 한 끼라도 단백질 식품이 빠지지 않도록 하고, 최근 식사량 저하와 피로감, 낙상, 허벅지 둘레 감소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총에너지 부족과 단백질 부족이 모두 근감소증과 연관되므로, 단백질 교육이나 상담을 통해 근육을 지킬 수 있도록 권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6-9).
3) 신장기능 저하가 동반된 환자
알부민뇨나 eGFR 저하가 동반된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에서는 단백질 교육의 핵심이 “적정단백”이라는 점을 더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 환자에게는 “신장이 나쁘면 단백질을 거의 끊어야 한다”가 아니라, “많이 먹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적게 먹는 것도 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