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신장질환의 치료: 4 Pillar Therapy
작성일 : 2026.04.18 00:04

당뇨병성 신장질환(Diabetic Kidney Disease, DKD)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만성 신장질환이자 말기신질환(End-Stage Kidney Disease, ESKD)의 주요 원인으로, 점차 그 유병률과 의료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약 7억 명의 인구가 DKD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신기능 저하를 넘어 심혈관 질환(Cardiovascular Disease, CVD) 과 조기사망의 위험을 극적으로 증가시킨다. DKD를 앓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 람에 비해 전체 사망률이 약 3배나 높고, 평균 기대수명이 약 16년 단축된다는 점은 이 질환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의 유병률이 지속적 으로 증가하고 있어 DKD 환자 수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치료 전략 의 진화가 절실하다

 

PATHOPHYSIOLOGIC MECHANISMS  AND POTENTIAL THERAPEUTIC TARGETS
DKD는 단순히 고혈당에 의해 신장이 손상되는 질환이 아니다. 최근의 연구는 DKD가 혈역학적 변화, 대사 이상, 면역 및 염증 반응, 산화스트레스, 섬유화 등 복잡한 기전이 상호작용하는 결과임을 밝혀냈다. 질병 초기에는 고혈당에 의 한 사구체 과여과가 주된 병리기전으로 작용하며, 이후에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의 과활성화, podocyte 손상,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그리고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AGEs)의 축적 등이 복합적으로 작 용하여 사구체 경화(glomerulosclerosis)와 섬유화(fibrosis) 를 유도한다. 이처럼 DKD의 진행은 다양한 병태생리 기전 이 맞물려 있어, 단일 약제로는 충분한 억제가 어렵다는 한 계가 있다<그림 1>.

1. Pillar 1: RAS 차단제 (ACEI 또는 ARB)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RAS)은 DKD의 병태생리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고혈압, 사구체내 고혈류, 사구 체 고혈압을 매개하여 신장 손상을 유발한다. 이 기전을 억 제하기 위한 치료의 핵심은 ACE 억제제와 ARB이다. 1993 년의 captopril 연구는 ACE 억제제가 제1형 당뇨병 환자에 서 eGFR의 감소 속도를 유의하게 늦추고, 투석·이식·사망 등의 신장결과를 50%까지 줄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 증했다. 이후 type 2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RENAAL (losartan)과 IDNT (irbesartan) 연구는 ARB의 유의미한 신 장 보호 효과를 추가로 입증했다. 이러한 RAS 차단제는 현 재 모든 DKD 환자에서 일차적으로 투여되어야 하는 기초 요법이다.


2. Pillar 2: SGLT2 억제제
SGLT2 억제제는 원래 혈당 강하를 위한 기전으로 개발 되었지만, 이후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심혈관과 신장 보 호 효과가 밝혀지면서 DKD 치료의 판도를 바꾼 핵심 축으 로 부상하였다. 이 약제의 신장 보호 기전은 사구체 과여과를 교정하는 것에 중심을 둔다. 고혈당 상태에서 근위세뇨 관은 SGLT2 수송체를 통해 포도당과 나트륨을 과도하게 재 흡수하며, 이로 인해 원위세뇨관으로 도달하는 나트륨의 양 이 감소하여 사구체 수입세동맥이 확장되고, 사구체 내압이 증가하게 된다. 이는 결국 사구체 손상을 초래하고 단백뇨 및 신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SGLT2 억제제는 이 재흡수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tubuloglomerular feedback을 회복시키 고 사구체 내압을 정상화시켜, 고여과 상태를 개선한다. 


임상적으로는 CREDENCE, DAPA-CKD, EMPA-KIDNEY 연구를 통해 SGLT2 억제제의 신장 보호 효과가 확고히 입 증되었다. CREDENCE 연구에서는 type 2 당뇨병 및 신기 능 감소와 단백뇨를 동반한 환자에서 canagliflozin이 ESRD, 크레아티닌 2배 상승, 심혈관 사망 등의 복합 결과를 30% 이상 감소시켰다. DAPA-CKD 연구는 당뇨병이 없는 만성 신질환 환자에서도 dapagliflozin이 eGFR 50% 이상 감소, ESRD, 심혈관 사망을 유의하게 줄인다는 사실을 입증했고, EMPA-KIDNEY 연구는 광범위한 eGFR 범위의 환자군에서 empagliflozin이 유사한 신장 보호 효과를 보였다<그림 2>.

SGLT2 억제제는 RAS 차단제와 병용 시, eGFR 감소 속도 를 약 30~40% 추가로 억제하는 효과를 보인다. 특히 고칼 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약제(ns-MRA)와의 병용 시에도 SGLT2 억제제가 그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가 관찰되어 임상적으로도 병용의 유익성이 강조되고 있다.

3. Pillar 3: 비스테로이드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 (ns-MRA)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MR)의 과활성은 DKD에서 염증과 섬유화를 유도하는 핵심 병리기전 중 하나로 알려 져 있다. 기존의 스테로이드성 MR 길항제(spironolactone, eplerenone)는 심부전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DKD 환자에 게서는 고칼륨혈증과 신기능 저하의 위험으로 인해 사용 이 제한적이었다. 이에 비스테로이드 계열의 NS-MRA인 finerenone이 개발되었고, 보다 낮은 조직 특이적 부작용과 강력한 항염증·항섬유화 효과를 바탕으로 DKD 치료의 세 번째 축으로 자리매김하였다. 


FIDELIO-DKD 연구는 고위험군 DKD 환자에서 finerenone이 ESRD, eGFR 40% 이상 감소, 신장 사망 등 의 복합 지표를 18% 감소시고,FIGARO-DKD는 심혈 관 사망·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 입원 등의 복합 지표 를 13% 감소시켰다. 두 연구를 통합한 FIDELITY 분석에 서는 finerenone이ESRD 단독 위험을 20%, 심혈관 복합사건을 14%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칼륨혈증 발생률은 finerenone군에서 약간 증가했으나(약 2%), 치료 지속이 불 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사례는 드물었다<그림 3>. 


최근에 발표된 CONFIDENCE 연구는 제2형 당뇨병과 만성신장질환(CKD)을 동반한 환자에서 SGLT2 억제제 (empagliflozin)nsMRA(finerenone)의 병합요법이 각각 의 단독요법보다 신장 보호 효과가 뛰어난지를 평가한 최초 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다. 총 80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병합군, finerenone 단독군, empagliflozin 단독군으로 나누 어 180일간 투약하고 단백뇨(UACR) 변화 및 안전성을 관찰 하였다.


1차 평가변수인 UACR 감소율은 병합군에서 52%로, finerenone 단독 대비 29%, empagliflozin 단독 대비 32% 더 낮았으며, 효과는 빠르게 나타나 투약 14일째부터 뚜렷한 단백뇨 감소가 관찰되었다. 안전성 측면에서 고칼륨혈증은 병 합군에서 다소 발생했지만(9.3%), finerenone 단독군보다는 낮았고(11.4%), 대부분 경증이었다. eGFR은 초기 일시적 감 소 후 안정화되었으며, 급성 신손상, 저혈압, 기타 중대한 부 작용은 낮은 비율로 발생해 전반적인 내약성은 양호했다. 


4. Pillar 4: GLP-1 수용체 작용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는 원래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를 위한 약제로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항염증, 산화스트레스 억제, 혈관 기능 개선 등 다면적 효과를 통 해 DKD의 병태생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제 로 주목받고 있다. 심혈관결과시험(CVOT)의 사후 분석에 따르면, SUSTAIN-6, LEADER 연구에서 각각 semaglutide 와 liraglutide가 단백뇨를 20-25% 이상 감소시키고 eGFR감소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baseline eGFR 이 낮을수록 그 효과가 더 컸으며, 이들은 eGFR 40-50% 이상 감소 같은 신장 결과에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AMPLITUDE-O 연구에서는 efpeglenatide가 DKD 동반 당 뇨병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 및 신장 사건을 모두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FLOW 연구는 제2형 당뇨병과 만성신장질환(CKD) 을 동시에 가진 고위험 환자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 semaglutide의 신장 및 심혈관 보호 효과를 평가한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이중맹검 임상시험이다. 총 3,533명의 환자 가 참여하여, semaglutide 1.0mg 주 1회 투여군과 위약군으 로 나뉘어 평균 3.4년간 추적되었으며, 1차 평가변수는 신부 전, eGFR 50% 감소, 심혈관 사망 또는 신장 관련 사망의 복 합 종말점이었다. 연구결,semaglutide군은 플라시보군 에 비해 신장 사건을 24% 감소시켰고(HR 0.76), 연간 eGFR 감소 속도 또한 더 완만하였다. 주요 심혈관 사건(MACE) 도 18% 감소하였으며, 심혈관 사망은 29%, 전체 사망률은 20% 감소하여, GLP-1 RA의 다면적인 보호 효과를 입증하 였다.  

FLOW 연구의 SGLT2 억제제(SGLT2i)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 병합요법 하위분석 결과, SGLT2i를 복용 중인 환자군에서 신장 복합 평가변수는 semaglutide 군 41명(277명 중), 위약군 38명(273명 중)에서 발생하였 다.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위험비는 HR 1.07(95% CI: 0.69–1.67)로 나타나 두 군 간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semaglutide의 보호 효과가 SGLT2i를 병용 중인 상태에서도 손실되지 않았다는 것이 다. 이외에도 연간 eGFR 감소 속도 역시 semaglutide 병용 군에서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GLP-1RA인 semaglutide가 SGLT2i와 병용 시에도 효과가 유지되며, 안 전성도 양호하다는 점에서 향후 병합요법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DKD는 세가지 병리생리학적 축—대사 이상 (Metabolic Dysregulation), 혈역학적 이상(Hemodynamic Perturbations), 염증(Inflammation)—이 서로 순환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병태생리의 악순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장 기능 악화 및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이게 되기 때문에 단독보다는 병합요법(multitarget approach)으로서 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각 약제가 서로 다른 병리 기 전을 겨냥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신장 기능 보존과 생존율 개 선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그림 4>. 

가장 먼저, Pillar 1(RAS 차단제)는 고혈압 및 사구체 고여과(glomerular hyperfiltration)의 주요 원인인 출구 소동맥 (efferent arteriole)의 긴장도를 감소시켜 신장 내 압력이 완화되고, 사구체 손상을 줄일 수 있다. 


Pillar 2(SGLT2 억제제)는사구체 과여과를 개선하며, tubuloglomerular feedback을 회복시킨다. 그 결과 단백뇨 (proteinuria)가 줄어들고, 신장 기능이 보호된다. 또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감소시키고 항섬유화 작용도 나타내며, 이로 인해 신장 뿐 아니라 심혈관 보호 효과도 동시에 제공 하는 다기전 약제로 부상하였다. 


Pillar 3(Finerenone)은 염증과 섬유화 반응을 억제함으로 써, DKD의 병리 핵심인 조직 재형성과 내피 기능 저하를 방지한다. 특히 단백뇨를 줄이는 데 있어서 SGLT2 억제제와 상보적 효과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Pillar 4(GLP-1RAs)는 체중을 감소시키고, 이상지질혈증을 개선하며, 산화 스트레 스와 내피 기능 저하를 줄이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효과는 주로 대사 이상(Metabolic Dysregulation) 축을 개선함으로 써 신장 및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COMBINATION THERAPY IN DIABETIC KIDNEY DISEASE
모든 DKD 환자 치료의 출발점으로써 RAS 차단제가 위 치한다. eGFR이 30 mL/min/1.73m² 이상이면서 UACR이 30mg/g 이상인 환자라면 반드시 투여되어야 하는 기본 치 료제이다. 다음으로, SGLT2 억제제는 RAS 차단제 위에 위 치하며, 실제 임상 적용에서 가장 먼저 병합이 고려되는 치 료제다. eGFR이 20 mL/min/1.73m² 이상이고, UACR이 200mg/g 이상인 환자에서 강력히 권장되며, 단백뇨를 줄 이고 사구체 과여과를 완화시키는 한편, tubuloglomerular feedback을 회복시키는 기전을 통해 신장 기능을 보존한다. 동시에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입증된 바 있어 신장-심혈관 연 속체의 양쪽을 동시에 타겟하는 핵심 기둥으로 자리매김하 고 있다. 

Finerenone은 RAS 차단제와 SGLT2i를 투여한 이후에도 단백뇨가 지속되는 환자, 특히 UACR ≥300mg/g 이상인 경 우에 추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치료 전략으로 제시된다. Finerenone은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신장 의 구조적 손상을 방지하며, 특히 사구체외 기질 축적과 세 뇨관 간질섬유화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위치하는데, 기존 의 치료로 단백뇨가 조절되지 않거나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 는 환자에서 추가적인 심혈관 및 신장 보호 목적으로 사용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특히 SGLT2 억제제를 사용할 수 없 는 환자, 혹은 이미 사용 중이나 효과가 불충분한 환자에서, 대사 이상 조절과 함께 신장 기능 보존 및 심혈관 사건 감소 를 목적으로 병합할 수 있다. 


이렇듯 DKD의 치료는 네 가지 치료 기둥(RASi, SGLT2i, ns-MRA, GLP-1RA)을 임상 상황에 맞춰 점진적이고 계층 적으로 병합해나가는 실제적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신장 기능 수치를 기준으로 치료를 결정하던 기존 접근에 서, 질병의 병태생리적 특성과 환자의 임상 맥락을 함께 고 려한 정밀의료적 접근으로의 진전을 상징하며, DKD 치료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