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만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본인부담 월 50달러
작성일 : 2026.05.28 18:10

 

미국, 비만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추진

2026년 7월부터 ‘메디케어 GLP-1 브리지’ 시행…월 50달러 본인부담

미국 정부가 비만 치료제를 공적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비만을 개인의 생활습관 문제가 아닌 장기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보고, 조기 치료를 통해 향후 심혈관질환·당뇨병·신장질환 등 관련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미국 건강보험국(CMS)은 2026년 7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메디케어 GLP-1 브리지(Medicare GLP-1 Bridge)’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메디케어 파트 D 수혜자를 대상으로 일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한시적 시범사업이다.

대상 약물은 릴리의 ‘파운다요(Foundayo)’와 ‘젭바운드(Zepbound KwikPen)’,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등이다. CMS는 해당 약물을 체중 감량 및 감량 유지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시범사업 대상에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위고비의 경우 주사제와 정제가 모두 포함되며, 젭바운드는 KwikPen 제형만 해당된다.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수혜자는 약국에서 월 50달러의 본인부담금만 내면 된다. 기존 GLP-1 비만 치료제의 미국 내 월 약값이 1000달러를 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자 부담을 크게 낮추는 조치다.

운영 방식도 기존 메디케어 파트 D 급여 체계와는 별도로 설계됐다. CMS는 2026년에는 단일 중앙 처리기관을 통해 사전승인, 청구 심사, 약국 지급 절차를 관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파트 D 보험사는 이번 시범사업에서 해당 약제에 대한 재정 위험을 부담하지 않으며, 별도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자격을 갖춘 수혜자는 2026년 7월 1일부터 약제 이용이 가능하다.

약국은 수혜자에게 50달러의 본인부담금을 받고, 중앙 처리기관을 통해 약제비를 정산받는다. 약국 보상 기준은 도매취득가에서 수혜자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금액에 조제료와 필요한 경우 판매세를 더하는 방식이다.

적용 대상은 중증 비만 또는 비만 관련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로 제한된다. 구체적으로는 △체질량지수(BMI) 35 이상 △BMI 30 이상이면서 심부전·고혈압·만성 신장질환 중 하나 이상을 진단받은 경우 △BMI 27 이상이면서 당뇨병 전단계,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진단을 받은 경우 등이 포함된다.

미국 정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2028년 이후 정식 제도화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비만 치료제 급여화를 둘러싼 비용 논란 속에서도, 비만을 예방과 관리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정하는 정책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내 상황은 아직 미국과 차이가 크다. 한국에서는 현재 비만대사수술에 대해서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으며,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는 모두 비급여다. 국내 평균 가격은 위고비가 저용량 약 28만 원, 고용량 약 42만 원 수준이며, 마운자로는 저용량 약 43만 원, 고용량 약 55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의 약 20만 원대, 일본의 급여 적용 후 10만 원 미만 수준과 비교해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도 비만 치료제 급여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보건복지부에 비만 치료제 급여화 검토를 주문한 바 있으나, 복지부는 제약사가 급여 등재를 신청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 중심의 선별 급여가 오남용을 줄이면서도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교수는 “중증 환자에게 약을 투명하게 처방하면 오남용을 막고, 심혈관질환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치료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남가은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도 “비만 약 급여화는 단순한 재정 지출이 아니라 국가가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고 책임지는 사회적 투자”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메디케어 GLP-1 브리지’는 비만을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닌 사회적·의학적 관리 대상 질환으로 보는 정책 전환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에서도 고도비만 환자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비만 치료제 급여화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