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목표혈압 130/80mmHg 미만으로 강화…신규 치료 약물 4종 반영
작성일 : 2026.05.31 10:32

 

대한고혈압학회, ‘2026 고혈압 진료지침 제6판’ 발표

 

고위험군 목표혈압 130/80mmHg 미만으로 강화…신규 치료 약물 4종 반영

‘난치성 고혈압’ 개념 도입하고 단계적 치료 알고리즘 제시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2026 고혈압 진료지침 제6판’은 고혈압 치료 전략 전반에 걸친 변화를 담았다. 이번 지침에서는 혈압 강하 효과와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가 확인된 신규 약물군이 치료 전략에 새롭게 포함됐으며, 고위험군의 목표혈압이 일제히 강화됐다. 또한 기존 ‘저항성 고혈압’ 개념을 확장한 **‘난치성 고혈압’**이라는 새로운 포괄 개념이 도입됐다.

 

신규 약물 4종, 고혈압 치료 전략에 편입

이번 지침은 기존 5대 1차 항고혈압제인 ACE억제제, ARB,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이뇨제를 유지하면서, 최근 임상 근거가 축적된 4가지 약물군을 새롭게 반영했다.

 

먼저 ARNI(안지오텐신수용체-네프릴리신억제제)는 심부전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 ACE억제제나 ARB보다 우선 권고됐다. 대표 약제인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은 레닌-안지오텐신계 차단과 네프릴리신 억제를 결합해 나트륨이뇨, 이뇨, 혈관확장을 촉진한다. 염분 민감성이 높은 고혈압 환자에서도 발사르탄 단독 대비 더 큰 혈압 강하 효과가 확인돼 사용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SGLT2억제제는 당뇨 여부와 관계없이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를 보이며, 중등도의 혈압 강하 효과도 제공하는 약물군으로 평가됐다. 이번 지침은 심부전, 알부민뇨, 추정사구체여과율 감소 환자에서 SGLT2억제제 사용을 권고했다.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당뇨 환자에서는 GLP-1수용체작용제와 함께 우선 치료 전략에 포함됐다.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수용체길항제(MRA)인 피네레논은 당뇨와 만성콩팥병이 동반되고 알부민뇨가 있는 환자에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가 뚜렷해 권고됐다. 혈압 강하 폭은 크지 않지만, 기존 스피로노락톤에 비해 여성형 유방, 월경 이상 등 내분비 부작용과 고칼륨혈증 위험이 낮은 점이 특징이다.

알도스테론합성효소억제제(ASI)도 새롭게 언급됐다. 박스드로스타트와 로룬드로스타트는 CYP11B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알도스테론 생성을 줄이는 약물이다. 2제 이상 복용에도 혈압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서 추가적인 수축기혈압 강하 효과가 확인됐으나, 장기 안전성과 예후 자료가 축적 중인 단계인 만큼 난치성 고혈압에서 제한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단일제형복합제, 용량 기반 4단계 분류 첫 제시

이번 지침은 두 가지 이상 항고혈압제를 한 알에 담은 단일제형복합제(SPC)의 역할도 강조했다. SPC는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개별 약제 병용보다 혈압을 효과적으로 낮추며, 비용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는 치료 전략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지침은 다양한 용량의 SPC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통상 시작 용량을 기준으로 초저용량, 저용량, 표준용량, 고용량의 4단계 분류 체계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최근 연구에서 초저용량 및 저용량 복합제, 특히 3제·4제 복합제가 부작용 증가 없이 우수한 혈압 조절 효과를 보인 만큼, 향후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전략으로 주목될 전망이다.

 

고위험군 목표혈압, 130/80mmHg 미만으로 통합 강화

이번 지침에서 임상적 파급력이 가장 큰 변화는 고위험군 목표혈압의 하향 조정이다. 합병증이 없는 일반 고혈압 환자와 노인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은 기존과 같이 140/90mmHg 미만으로 유지됐다. 반면 당뇨, 만성콩팥병, 뇌졸중 등 주요 동반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목표혈압이 130/80mmHg 미만으로 강화됐다.

당뇨 환자의 경우 기존 지침에서는 위험인자 유무에 따라 목표혈압이 이원화돼 있었으나, 이번 지침에서는 모든 당뇨 환자에서 130/80mmHg 미만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STEP, ESPRIT, BPROAD 등 최근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만성콩팥병 환자 역시 알부민뇨 유무와 관계없이 130/80mmHg 미만으로 목표혈압이 강화됐다. 기존에는 알부민뇨가 동반된 경우에 한해 더 낮은 목표혈압이 고려됐으나, 최근 분석 결과 진행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주요 신장 결과가 기저 알부민뇨 여부와 무관하게 개선된 점이 반영됐다.

뇌졸중 환자에서도 대부분의 경우 130/80mmHg 미만이 권고됐다. 다만 두개내 뇌혈관 협착이 동반된 허혈뇌졸중 환자에서는 혈역학적 손상 가능성을 고려해 140/90mmHg 미만을 유지하도록 별도 단서가 제시됐다.

 

혈압 하한치에 대한 주의도 명시

이번 지침은 목표혈압 강화와 함께 혈압을 지나치게 낮추는 것에 대한 주의도 처음으로 명확히 제시했다. 수축기혈압이 110mmHg 미만이거나 이완기혈압이 70mmHg 미만으로 낮아질 경우 사망률과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특히 노인, 당뇨 환자, 다발성 관상동맥질환 환자, 심비대 환자에서는 이완기혈압을 70mmHg 미만으로 낮추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고혈압 전단계에서도 고위험군은 약물치료 고려

고혈압 전단계, 즉 혈압이 130~139/80~89mmHg인 환자에 대해서도 치료 전략이 보다 세분화됐다. 현재까지 고혈압 전단계에서 약물치료가 직접적인 심혈관 예방 효과를 보인다는 근거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관상동맥질환, 말초혈관질환, 복부 대동맥류,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고려하도록 했다.

또한 당뇨, 만성콩팥병, 장기 손상 등 고위험 인자가 있는 고혈압 전단계 환자에서는 3개월간 생활요법을 시행한 뒤에도 혈압이 130/80mmHg 이상이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난치성 고혈압’ 개념 도입…단계적 치료 알고리즘 마련

이번 지침은 기존 ‘저항성 고혈압’이라는 용어 대신 이를 포괄하는 ‘난치성 고혈압’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다. 난치성 고혈압은 2제 이상 항고혈압제를 사용해도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기존의 저항성 고혈압과 불응성 고혈압을 모두 포함한다.

치료 알고리즘도 단계적으로 제시됐다. 우선 순응도 불량, 부정확한 혈압 측정, 백의 효과 등 가성난치성을 배제하고,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과 이차성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을 확인하도록 했다. 이후 생활습관 교정과 이뇨제 중심의 약물 최적화를 시행하고, 필요 시 4차 약제로 스피로노락톤을 추가한다.

 

스피로노락톤 사용이 여성형 유방 등 부작용으로 어려운 경우에는 아밀로라이드를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임상시험에서 아밀로라이드가 스피로노락톤과 동등한 혈압 강하 효과와 안전성을 보인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후에도 혈압 조절이 어려운 경우에는 ACE억제제 또는 ARB에서 ARNI로의 전환, 알도스테론합성효소억제제 추가, 콩팥교감신경차단술 등을 단계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콩팥교감신경차단술은 혈압 강하 효과의 크기가 제한적이고 장기 예후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최적의 약물치료에도 혈압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서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생활습관 권고도 최신 근거 반영해 개정

비약물치료 영역에서도 주요 변화가 반영됐다. 우선 전자담배와 간접흡연도 심혈관 위험 증가와 관련된다는 근거를 반영해, 금연 권고 범위가 전자담배 사용자까지 확대됐다.

또한 호흡 운동, 마음챙김, 명상 등 스트레스 완화 요법이 비약물 치료 전략에 포함됐다. 관련 메타분석에서 이러한 마음요법이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생활습관 관련 세부 수치도 조정됐다. 하루 소금 섭취 권고량은 기존 6g에서 5g, 나트륨 2,000mg으로 낮아졌다. 운동 권고는 기존의 “주 5~7회, 1회 30분 이상 유산소운동”에서 국제 기준에 맞춰 주당 중강도 운동 150분 이상 또는 고강도 운동 75분 이상으로 정리됐다. 체중 감량 기준도 특정 체질량지수 수치 제시 대신, 과체중·비만 환자에서 체중 감량을 통해 혈압을 낮추도록 실용적으로 개정됐다.

 

대한고혈압학회 “고위험군 조기 개입과 맞춤 치료 중요성 커져”

대한고혈압학회는 이번 지침 개정을 통해 고위험군에서 보다 적극적인 혈압 조절과 조기 치료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가 확인된 신규 약물군을 반영함으로써, 고혈압 치료가 단순한 혈압 강하를 넘어 장기 예후 개선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학회는 “2026 고혈압 진료지침은 최신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고위험군의 목표혈압을 명확히 하고, 난치성 고혈압에 대한 체계적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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