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나를 180도 바꿔준
2026.04.26 07:33

 

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데 동료가 얼굴을 유심히 보면 서 한마디를 한다. 

관자놀이 부분이 튀어 나온 게 심상치 않으니 병원 한번 가보라고 했다. 몸에 이상 있는 게 아니냐며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그 말 을 들으니 유독 툭 튀어나와 보인다. 신경 쓰임 김에 병원 에 가서  CT도 찍고 피검사도 했다. 관자놀이 부분에 튀어나온 건 이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피검사 결과지를 한참 살 펴보더니 내분비과로 가보라고 했다. 이유를 모르고 방문한 내분비과에서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을 나에게 진단 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쓰리고를 맞았다. 당뇨 증세가 전혀 없 었기에 황당했다. 171cm의 키 체중 88kg. 과체중인 건 알고 있지만 무슨 진단이 한번에 쏟아지나 싶었다.


할머니께서 당뇨를 앓고 있었기에 어린 시절부터 봐왔다. 

합병증으로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당뇨가 얼마나 무서운 질 병인지 어린 나이부터 지켜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할머니 는 당뇨가 심해서 시력도 안 좋아지시고 약과 인슐린을 함 께 병행하며 지내왔다. 어릴 적 할머니의 손을 잡고 시장에 
가려고 하면 피부가 벗겨지고 피가 나고 고름이 나기도 일 쑤였다. 그런 걸 보면서 자라왔는데 내가 당뇨라니. 공포감 이 몰려왔다.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니 머릿속이 하얗다. 어 릴 적부터 엄마는 종종 당뇨 조심해라. 과자, 술을 너무 좋아 하는 나를 보면서 노심초사해 하셨다. 걱정과 잔소리를 그 렇게 많이 들었는데 당뇨 진단을 받다니. 할머니는 당뇨지 만 부모님이 아니기에 상상도 못 했는데. 고민 끝에 당뇨 진 단을 받았다고 엄마에게 말씀 드렸다. 엄마는 하늘이 무너 져 내리는 느낌이라고 하신다. 당뇨 진단도 서러운데 불효 를 저지른 거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마음이 무겁다. 피검사 결과를 보면 더 처참하다

꼭 시험 보고 틀린 답을 적어낸 것처럼 빨간색 글씨가 많다. 공복 혈 당 229, 당화혈색소 9.6, 고혈압210, 비만까지, 빨간 글씨가 많은 만큼 몸이 안 좋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일주일에 3~4일 음주를 즐기고 운동이란 것을 한 적도 없는 나에게 당연한 결과였다. 그동안 젊음을 무기 삼아 즐기기만 했구나. 내 몸 을 돌보지 않았구나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었다.

진단 받은 날 병원에서 수치를 알려주면서 의사는 “투석 하기 싫으면 당장 운동해라.”라고 말 했다. 식단 조절은 당연 하고 설명 보다는  명령을 전달 받은 느낌이다. 운동은 어떻 게 시작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고 어지러웠다. 독해져야 했고 정신을 차려야 했다.

운동을 모르고 살았기에 혼자 할 수 있는 줄넘기를 먼저 시작했다. 독하게 마음을 먹고 살을 빼기 위해서 평소 보다 밥 양도 줄였다. 다시는 이런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할 수 있다” 최면 걸듯 주문을 외우듯 운동에 전념했다.

결심을 하고 제일 먼저 나타난 성과는 체중이 줄었다. 살 이 빠지니 피곤함도 덜 느끼고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했다.  감량 후 가장 먼저 고지혈증이 좋아지고 혈압도 좋아졌다. 줄어든 살만큼 약도 줄어들었다. 줄어든 약과 낮아진 수치, 체중까지 삼박자가 잘 맞으니 당뇨를 이긴 거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기쁨과 함께 찾아온 피검사 결과. 

당화혈색소 5.5! 순간 너무 기뻐 소리를 질렀다

앞으로도 운동과 식단을 꾸준히 할 예정이다. 당뇨는 평생 관리하는 병이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한다면 단약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단약은 새로운 관리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열심히 한 나의 노력의 결과라는 생각이 있기에 도 전해보고 싶다.

처음에는 두렵고 방법을 몰라 힘들었다. 또 합병증이 걱 정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본인의 의지로 충분히 이길 수 있 으니 우리 모두 두려워 말았으면 한다. 당뇨, 조금 불편할 뿐  나의 건강을 다시 돌보게 해준 하늘에서 내려준 천사라고 믿고 싶다.

 

글 당건회원 이겼다대사증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