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의 최신약물
작성일 : 2026.06.07 20:03

서론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목표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LDL 콜레스테롤이ASCVD 발생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잘 알려진사실이며, 그 동안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노력은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에 집중해왔다. 전통적인 이상지질혈증치료는 스타틴 기반으로 이루어져왔고, 국내외 임상진료지침에서도 ASCVD 의 일차예방과 이차예방을 위해 스타틴을 가장 먼저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충분한 용량과기간동안의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수의 환자들이 심혈관질환을 경험하는 잔여 위험이 존재한다 (1). 또한, 스타틴 치료 중 발생하는 근육통과 근육병증, 간기능이상 등의 부작용은 복약 순응도를 저하시키는 핵심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죽상경화에 대한 이해가 증가하고, 약리학 분야의 발전으로 인해 이상지질혈증의 새로운 치료 표적이 확인되고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9(PCSK9) 억제제와 같이 보다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 억제효과를 보이고 기존 약제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약제들이 개
발되어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고있다. 그러나 단일클론항체기반의 PCSK9 억제제는 격주 마다 주사해야 하므로 치료의편의성 측면에서 제한점이 있다. 이에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극복하고, 투여 주기를 획기적으로 늘리거나 효과적인경구 투여가 가능한 새로운 메커니즘의 치료제 개발이 절실
히 요구되고 있다.


차세대 LDL 콜레스테롤 저하제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것은 PCSK9 억제제이며, ATP citrate lyase (ACL)억제제, angiopoietin-like 3(ANGPTL3) 억제제가 그 뒤를따르고 있다. 현재 미국 FDA 승인 완료되었거나 승인 절차중인 약물은 <표 1>과 같다
 

 

본 원고에서는 새로 개발되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들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LDL 콜레스테롤저하제를 중심으로 작용기전과 임상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PCSK9 억제제
PCSK9은 간세포에서 합성 및 분비되는 세린 프로테아제(serine protease)이다. 정상적인 생리 상태에서 PCSK9은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LDLR)와 결합하여, 수용체가 세포 표면으로 재순환되지 않고 세포 내로 함입되어 리소좀에서 분해되도록 촉진한다. 

이 과정은 사용 가능한 LDL 수용체의 수를 감소시켜 간의 LDL 입자 흡수율을 저하시키고, 결과적으로 순환계 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시킨다. PCSK9 억제제는 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 분해를 막아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낮춘다. 

PCSK9 억제제는 작용 기전에 따라 단일클론항체, 소간섭 RNA (siRNA),결합 펩타이드,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티드 (antisenseoligonucleotide, ASO) 등으로 나뉜다. 단일클론항체 약물인에볼로쿠맙과 알리로쿠맙 외에 최근 siRNA 기반의 인클리시란이 국내에서 승인되어 사용되고 있다<그림 1>.

인클리시란 (Inclisiran)
2021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인클리시란은 소간섭RNA(siRNA) 기술을 활용하여 간 세포 내에서 PCSK9 단백질이 합성되는 과정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약제이다. 임상시험에서 48~52%의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 감소율을 나타냈으며, 무엇보다 투여 주기가 매우 길다는 독보적인 장점을 가진다. 

첫 투여 후 90일째에 두번째 주사를 맞고, 그이후에는 6개월마다 한 번씩 피하 주사하면 되기 때문에 복약 순응도가 낮은 환자에게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부작용은 주로 주사 부위의 국소 반응에 국한되어 전반적인 내약성이 우수하다(3-4). 현재 장기적인 심혈관 예방 효과를 직접 검증하기 위한 ORION-4 및 VICTORION-2P 등의 대규모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레로달시셉 (Lerodalcibep)
레로달시셉은 Adnectin과 알부민이 결합된 재조합 융합단백질로, PCSK9에 결합하여 간세포 표면 LDLR의 분해를억제하고 표면 발현을 상향 조절함으로써 혈중 지질 제거를촉진한다. 77kDa의 분자량은 신장 배설을 방지하며, 알부민결합을 통해 약동학적 반감기를 최적화하여 1개월에 1번 투여 가능하다.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환자를 대상으로 한 LIBerate-HeFH 연구에서 레로달시셉 투여 24주 차에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59~65%까지 감소시켰으며, 피험자의 68%가 LDL 콜레스테롤 50% 이상 감소및 유럽심장학회(ESC) 권고 LDL-C 목표치 달성을 동시에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임상시험 중 발생한 이상반응이 경미한 주사 부위 반응에 그쳐, 위약과 유사한 수준의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였다.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FH) 환자를 대상으로 에볼로쿠맙과 효과를 비교한 LIBerate-HoFH 연구에서는 두 치료군 모두 24주 및12주 차 시점에서 유사한 수준의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보이기는 하였으나, 에볼로쿠맙 대비 레로달시베프의비열등성은 입증되지 못하였다(5-6). PCSK9 억제제 중 가장최근인 2025년 12월에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하였고, 국내에서는 허가를 준비중에 있다.
 

엔리시티드 데카노에이트 (Enlicitide Decanoate)
엔리시티드는 거대고리 펩타이드 (macrocyclic peptide)기반의 PCSK9 억제제로, 최초의 경구용 약제이다. 혈장 내PCSK9과 결합하여 LDLR와의 상호작용을 차단하고, 수용체의 리소좀 분해를 방지하여 간세포 표면의 LDLR 발현을 증가시킨다. 세포막 투과성이 낮은 펩타이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트륨 카프레이트(Sodium caprate)와같은 투과성 촉진제를 공동 배합하여, 장 상피세포의 밀착연접(Tight junction)을 일시적으로 조절하여 부전위 경로(Paracellularpathway)를 통한 경구 흡수가 가능하게 유도한다.
 

엔리시티드의 효능 및 안전성은 대규모 임상 3상 연구인 CORALreef 연구(Lipids, HeFH, AddOn 등)를 통해 입증되었다. CORALreef Lipids 임상시험 결과, 고위험군 환자(ASCVD 기왕력 또는 고위험군)에서 위약 대비 24주 차에LDL 콜레스테롤이 55.8%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52주간 효과가 지속되었다. 또한, 비-고밀도지질단백질 (non-HDL)콜레스테롤, 아포지질단백질 B (Apolipoprotein B, ApoB),Lp(a)가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이상반응 발생률이 위약군과차이가 없어 안전성이확인되었다.

 COREALreef HeFH 임상시험 결과 스타틴 요법을 진행 중인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성인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과ApoB 감소효과가 기존 주사형 단클론항체와 대등하였고,타 경구용 비스타틴 요법(에제티미브, 벰페도익산)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7-9). 

엔리시티드는 현재 미국FDA 승인 절차를 밟고 있으며, 향후 승인이 완료되면 주사제에 거부감이 있는 환자들에게 강력한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벰페도익산 (Bempedoic Acid)
벰페도익산은 2020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경구용 ATP시트르산 분해효소(ATP citrate lyase) 억제제로, 스타틴과유사하게 간 내 콜레스테롤 합성을 차단하지만 근육 부작용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뱀페도익산(Bempedoic acid)이 골격근 부작용을 거의 유발하지 않는 이유는 활성화 효소의분포 차이에 기반한 간 선택적 전구약물(Hepatic-specificprodrug) 활성화 기전에 기인한다. 

불활성 상태로 투여되는뱀페도익산이 활성 대사체(Bempedoyl-CoA)로 전환되려면ACSVL1(Very long-chain acyl-CoA synthetase-1) 효소가필수적이다. 이 효소는 간세포에는 풍부하게 발현되나, 골격근 세포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뱀페도익산은 골격근내에서 불활성 상태를 유지하므로 근육 세포 내 메발로네이트(Mevalonate) 경로를 교란하지 않고 미토콘드리아 독성을 유발하지 않는다. CLEAR Outcomes 연구 결과 벰페도익산 단독 투여 시 21~24%, 스타틴과 병용 시 추가로 17~18%의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보이며, 에제티미브와 복합치료를 진행할 때는 약 40%까지 수치를 낮추었다. 

또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사건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10-11). 벰페도익산은 하루 한번 복용하는 편리함을 제공하여 경구 제제를 선호하는 환자들에게 유용하다. 부작용으로 요산 수치가 상승해 통풍을유발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드물게 건파열을 일으킬 수 있어 심바스타틴 20mg 또는 프라바스타틴 40mg을 초과하는 용량의 스타틴과 병용을 피해야 한다<그림 2>.

 


에비나쿠맙 (Evinacumab)
ANGPTL3(Angiopoietin-like protein 3)는 주로 간에서합성되어 혈중으로 분비되는 핵심적인 지질 대사 조절 단백질로, 지단백지방분해효소와 내피세포 지방분해효의 활성을 억제하여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시킨다. 에비나쿠맙은 ANGPTL3을 표적하여 억제하는 계열 내최초 완전 인간 단클론항체로, ANGPTL3에 결합함으로써지질 분해를 촉진하고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유의하게 감소시키며, 이 과정은 간의 LDLR와 독립적인 기전으로 작용한다(13). 

이는 초저밀도지질단백질(VLDL) 잔여물 및 중간밀도지질단백질(IDL) 입자가 LDL로 전환되기 전간세포로 흡수되도록 촉진한다.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FH) 환자를 대상으로 한 ELIPSE HoFH 임상시험 결과 에비타쿠맙을 사용 후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위약군에 비해 49% 감소시켰고, 아포지질단백질 B 41.4%, non-HDL 콜레스테롤 49.7%, 중성지방 55.0%의 감소가 관찰되었다. 

또한 환자의 84%가 기저치 대비 30% 이상의 LDL 콜레스테롤감소를 달성했고, 56%는 50% 이상의 감소를 나타냈으며, 47%의 환자가 LDL 콜레스테롤 100 mg/dL 미만에도달하였다(14). 따라서 에비나쿠맙은 LDL 수용체가 결핍되거나 기능 부전 상태인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HoFH) 환자에게 특히 임상적 유용성이 높다<그림 3>.

결론
지난 수 년 동안 지질 대사에 관여하는 복잡한 경로와 분자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고지혈증 치료 표적들이 발굴되었고, 기술적 발전과 더불어 임상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지질 저하제의 범위가 크게 확장되었다.

2026 ACC/AHA 가이드라인은 초고위험 ASCVD 환자에게최대 내약 용량 스타틴과 함께 PCSK9 억제제 및 에제티미브 사용을 권고하며, 비초고위험 ASCVD 환자에게는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 bempedoic acid 중 선택하여 LDL-C <55mg/dL를 목표로 한다.Bempedoic acid는 스타틴 불내성 환자의 심혈관 위험 감소에 권장되며, evinacumab은 최대 치료에도 LDL-C ≥100mg/dL인 HoFH 환자에게 고려된다(15).

 새롭게 등장한 약물들은 스타틴 불내성 환자, 투여 주기 개선이 필요한 환자, 그리고 주사제 대신 경구제를 선호하는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범위를 크게 넓힐것으로 기대된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