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관련 심부전, 이제는 ‘감량’보다 ‘기능 회복’이 핵심이다
작성일 : 2026.07.04 23:37

비만 관련 심부전, 이제는 감량보다 기능 회복이 핵심이다

비만 역설의 재해석과 HFpEF 시대의 심부전 관리 전략

SGLT2 억제제·인크레틴 기반 치료제·심장재활을 아우르는 통합 접근 필요

비만과 심부전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심부전 환자에서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환자의 생존율이 더 좋게 관찰되는 이른바 ‘비만 역설’이 주목받았다. 그러나 최근 심부전 치료 환경이 바뀌면서, 단순히 체중이나 BMI만으로 환자의 예후를 해석하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에서는 비만이 단순한 동반질환을 넘어 질환의 병태생리 자체를 형성하는 핵심 요인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만 관련 심부전 환자 관리의 초점도 ‘얼마나 감량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기능을 회복시킬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비만은 심부전 발생의 명확한 위험인자

비만은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관상동맥질환, 심방세동,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만성콩팥병 등 다양한 심혈관·대사질환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들 질환은 모두 심부전 발생과 진행에 관여한다.

비만 상태에서는 내장지방이 증가하고, 만성 저등급 염증, 인슐린저항성,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 활성화, 교감신경 활성화가 동반된다. 이 과정에서 혈액량 증가, 혈압 상승, 심근 섬유화, 좌심실 재형성, 미세혈관 염증이 발생하며, 결국 심부전 위험을 높인다.

특히 HFpEF 환자에서는 비만이 매우 중요한 표현형으로 부각된다. 비만 관련 HFpEF는 단순히 심장의 이완 기능 저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신 염증, 혈관 경직, 심외막 지방 증가, 운동 시 충만압 상승, 골격근 기능 저하, 수면무호흡, 신장 기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비만 동반 심부전 환자는 심장만 보는 진료로는 충분하지 않다. 체중, 혈압, 혈당, 신장 기능, 수면, 운동능력, 근육량, 삶의 질을 함께 평가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비만은 심부전의 원인인가, 결과인가

비만은 심부전의 중요한 원인이다. 체중 증가와 내장지방 증가는 혈액량 증가, 심박출량 증가, 혈압 상승, 좌심실 비대, 심근 섬유화, 심외막 지방 증가, 미세혈관 염증, 인슐린저항성, 신경호르몬 활성화를 유발한다. 여기에 고혈압, 당뇨병, 심방세동, 관상동맥질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면 심부전 위험은 더욱 증가한다.

특히 HFpEF는 비만과 밀접하다. 전통적으로 HFpEF는 고령, 여성, 고혈압 중심의 질환으로 이해되었지만, 최근에는 비만, 당뇨병, 만성콩팥병, 심방세동, 염증, 골격근 기능 저하가 결합된 심장-신장-대사 증후군의 표현형으로 해석된다. 비만 관련 HFpEF 환자는 심장 자체의 수축력 저하보다 운동 시 충만압 상승, 혈관 경직, 우심실 부담, 골격근 산소 이용 저하, 전신 염증이 증상에 크게 관여한다.

따라서 비만 관련 HFpEF 환자를 심장만의 질환으로 접근하면 치료가 제한된다. 혈압, 혈당, 체중, 수면, 신장 기능, 운동능력, 근육량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비만 역설의 재해석

과거 연구에서 BMI가 높은 심부전 환자의 생존율이 더 좋게 보였던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낮은 BMI는 건강한 마른 체형이 아니라 심부전 악액질, 근감소증, 영양불량, , 만성폐질환, 만성염증, 고령 취약성을 반영할 수 있다.
둘째, BMI는 지방량과 근육량을 구분하지 못한다. 근육량이 많은 과체중 환자와 근감소성 비만 환자는 같은 BMI라도 예후가 다르다.
셋째, 심폐체력이 강력한 교란 요인이다. 체중이 높더라도 운동능력이 유지된 환자는 예후가 좋을 수 있고, 정상 체중이라도 심폐체력이 낮은 환자는 예후가 나쁘다.
넷째, 심부전 환자에서 비의도적 체중감소는 질병 진행의 신호일 수 있다.

따라서 최신 관점은 명확하다.
비만 역설은 체중감량을 피해야 한다는 근거가 아니라, BMI만으로 심부전 환자의 위험도와 치료 목표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최신 치료 환경: SGLT2 억제제가 기본 치료 축으로 부상

최근 심부전 치료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SGLT2 억제제의 역할 확대다. SGLT2 억제제는 당뇨병 치료제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부전 예후를 개선하는 약물로 자리 잡았다.

HFrEF에서는 이미 표준치료의 중요한 축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HFmrEF와 HFpEF에서도 심부전 입원 감소 효과가 확인되면서 권고 수준이 강화됐다. 이는 비만 관련 HFpEF 환자 관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SGLT2 억제제는 소폭의 체중감소를 동반할 수 있다. 과거 비만 역설의 관점에서는 심부전 환자의 체중감소가 우려될 수 있었지만, SGLT2 억제제에 의한 체중감소는 심부전 악액질이나 비의도적 체중감소와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SGLT2 억제제는 이뇨 및 나트륨 배설, 혈역학 개선, 신장 보호, 대사 개선, 염증 완화 등 복합 기전을 통해 심부전 예후를 개선한다. 따라서 적응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BMI만을 이유로 사용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 다만 고령, 저체중, 저혈압, 탈수 위험, 신기능 저하, 이뇨제 병용 환자에서는 체액 상태와 신기능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비만 관련 HFpEF에서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 주목

비만 관련 HFpEF에서는 최근 GLP-1 수용체 작용제와 GIP/GLP-1 이중작용제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가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비만을 동반한 HFpEF 환자에서 체중감소뿐 아니라 증상, 신체 기능, 운동능력,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는 항비만 치료제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약물이 아니라, 비만 관련 HFpEF 환자의 기능 회복을 도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터제파타이드 역시 비만 관련 HFpEF 환자에서 체중감소, 증상 개선, 삶의 질 개선, 심부전 사건 감소 가능성을 보여주며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이러한 약물은 모든 심부전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HFrEF 환자에서 GLP-1 계열 항비만 약물의 심부전 예후 개선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따라서 심부전 유형, LVEF, 동반 당뇨병, 비만 정도, 신기능, 위장관 부작용, 근감소증 위험, 국내 허가 및 급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치료 목표는 단순한 BMI 정상화가 아니라 다음과 같아야 한다.

  • * 호흡곤란과 피로감 완화
  • * 운동능력과 보행능력 개선
  • * 근육량과 근력 보존
  • * 부종과 울혈 조절
  • * 혈압·혈당·신기능 안정화
  • * 심부전 입원 감소
  • * 삶의 질 향상

즉, 비만 관련 심부전 관리의 핵심은 ‘감량’이 아니라 ‘기능 회복’이다.


운동과 심장재활은 모든 치료의 기반

비만 동반 심부전 환자에게 운동은 단순한 생활습관 조언이 아니다. 운동은 심폐체력, 말초 근육 산소 이용능, 혈관 기능, 인슐린 감수성, 염증 반응, 우울감,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비약물 치료다.

특히 HFpEF에서는 심장 자체의 문제뿐 아니라 골격근 기능 저하와 말초 산소 이용 장애가 운동불내성에 크게 관여한다. 따라서 유산소운동과 저항운동을 병행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개원의 진료 현장에서는 “살을 빼야 합니다”라는 말보다 “숨이 덜 차게 걷는 능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근육을 지키면서 허리둘레를 줄여야 합니다”, “체중보다 계단을 오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하는 것이 환자 이해와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운동 처방은 환자의 심부전 상태, NYHA class, 혈압, 심박수, 부정맥 위험, 관절 상태, 체중부하 능력에 따라 개별화해야 한다. 가능한 경우 심장재활 프로그램에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원의 진료 현장에서 필요한 평가 항목

비만 관련 심부전 환자를 진료할 때는 BMI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다음 항목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첫째, 심부전 유형을 확인해야 한다. HFrEF, HFmrEF, HFpEF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LVEF뿐 아니라 증상, BNP 또는 NT-proBNP, 심초음파 소견, 좌심방 크기, 이완기 기능, 폐고혈압, 우심실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둘째, 체중 변화의 맥락을 확인해야 한다. 최근 3–6개월 사이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가 있었는지, 부종 감소에 따른 체중 변화인지, 식욕 저하나 근력 저하가 동반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복부비만과 체성분을 평가해야 한다. 허리둘레, 악력, 보행속도, 종아리둘레, 가능하다면 체성분검사를 통해 지방량과 근육량을 구분한다.

넷째, 기능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NYHA class, 6분 보행거리, 계단 오르기 가능 여부, 일상생활 수행능력, 낙상 위험, 삶의 질을 함께 평가한다.

다섯째, 동반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심방세동, 수면무호흡, 만성콩팥병, 이상지질혈증은 비만 관련 심부전의 예후를 좌우한다.


개원의용 진료 알고리즘 요약
단계평가 및 치료 내용핵심 포인트  
1단계심부전 유형 확인HFrEF, HFmrEF, HFpEF 구분
2단계비만 평가BMI뿐 아니라 허리둘레·체중변화 확인
3단계위험 신호 확인비의도적 체중감소, 악액질, 근감소증 평가
4단계표준 심부전 치료SGLT2 억제제 포함, 유형별 치료 최적화
5단계HFpEF+비만 여부 평가비만 관련 HFpEF라면 체중관리 적극 고려
6단계항비만 치료 검토생활요법, 심장재활,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 검토
7단계추적 모니터링근육량, 운동능력, 신기능, 전해질, 삶의 질 평가

 

생활요법과 심장재활은 여전히 기본 치료다

비만 관련 심부전에서 약물치료가 발전했지만, 생활요법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았다. 2025 ACC의 비만 관리 guidance는 항비만 약물을 eligible patient에서 첫 단계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하면서도, 생활요법은 항상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부전 환자의 운동 처방은 단순한 체중감량 목적이 아니다. 운동은 말초 근육 산소 이용능, 혈관 기능, 인슐린 감수성, 염증, 심폐체력, 우울감, 삶의 질을 개선한다. 특히 HFpEF에서는 심장 자체보다 말초 제한 요인이 운동불내성에 크게 관여하므로, 유산소운동과 저항운동을 병행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개원의 진료에서는 환자에게 살을 빼라보다 숨이 덜 차게 걷는 능력을 회복하자”, “근육을 지키면서 허리둘레를 줄이자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실천율을 높인다.

 
결론

비만과 심부전의 관계는 더 이상 단순히 “비만은 위험한가, 보호적인가”라는 이분법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비만은 심부전 발생의 명확한 위험인자이며, 특히 HFpEF에서는 질환의 핵심 표현형이다. 반면 심부전 환자에서 관찰된 비만 역설은 BMI 자체의 보호 효과라기보다 저체중, 악액질, 근감소증, 중증 심부전, 낮은 심폐체력의 영향을 반영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최신 심부전 치료는 BMI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체성분, 기능 상태, 동반질환, 삶의 질을 통합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심부전 치료의 기본 축으로 자리 잡았고, 비만 관련 HFpEF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 같은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어떤 치료를 선택하더라도 궁극적인 목표는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데 있지 않다. 심부전 환자가 덜 숨차게 걷고, 계단을 오르고, 근육을 유지하고, 입원을 줄이며, 일상생활의 자율성을 회복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비만은 심부전 발생의 확실한 위험인자이며, HFpEF에서는 주요 병태생리 표현형이다.

비만 역설은 지방 자체의 보호 효과라기보다 저체중·악액질·근감소증·중증 심부전의 교란 가능성이 크다.

SGLT2 억제제는 HFrEF뿐 아니라 HFmrEF/HFpEF에서도 핵심 치료 축으로 자리 잡았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는 비만 관련 HFpEF에서 체중, 증상, 운동능력, 삶의 질 개선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

HFrEF에서는 표준 심부전 약물치료가 우선이며, GLP-1 계열 항비만 약물은 아직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심부전 환자의 체중감량 목표는 BMI 정상화가 아니라 부종 조절, 내장지방 감소, 근육량 보존, 운동능력 개선이다.

개원의는 BMI, 허리둘레, 체중 변화, 부종, 근육량, 악력, 보행능력, 신기능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참고문헌 .

  1. 1.2025 ACC Scientific Statement on the Management of Obesity in Adults With Heart Failure.
  2. 2.2023 ESC Focused Update of the 2021 Heart Failure Guidelines.
  3. 3.STEP-HFpEF trial: Semaglutide in obesity-related HFpEF.
  4. 4.STEP-HFpEF DM trial: Semaglutide in obesity-related HFpEF with type 2 diabetes.
  5. 5.SUMMIT trial: Tirzepatide in HFpEF and obesity.
  6. 6.2025 JAMA real-world cohort: Semaglutide and tirzepatide in cardiometabolic HFp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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